컴퓨터,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vs 자동차, 이차전지, 석유제품
정부가 역점을 둬야 할 경제대책은 ‵환율 안정 등 금융시장 불안 차단′
[공감뉴스=현예린 기자] 올해 연간 무역수지가 281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향후 환율도 1400원대로 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경제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향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 세제지원 등 경영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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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산항만공사 |
이런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무역수지 및 환율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연간 무역수지는 281억 7000만 달러 적자로 전망됐다. 이는 연간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외환위기 직전을 웃돌며 1956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다. 특히 무역수지 적자 규모를 300억 달러 이상으로 전망하는 응답도 40.0%에 달했다.
전문가의 절반 가량이 적자폭 정점을 올 8월로 보았고 10명 중 9명은 올해 11월 이내로 예상해 최악의 상황은 넘겼거나 곧 끝날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적자 기조가 끝나는 시점을 평균적으로 내년 2월 초반으로 전망하고 있어 지난 5개월간의 적자 국면이 향후 5~6개월 동안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60.0%가 적자 기조 종료 시점을 내년으로 보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4분기 중 무역수지 적자가 개선되겠지만 무역수지 적자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측면에서는 7월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점 대비 하락하고 있지만 원자재·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여기에 달러화 강세까지 더해져 수입물가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수출 측면에서는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 악화 및 대중국 수출 부진, 글로벌 긴축과 전세계적인 물가상승에 따른 하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 본격화 등이 예상돼 다수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출 경기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는 수출 증가율 마이너스 전환 등 수출 경기가 급랭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연간 수출액이 기존 최대치를 상회하는 69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수출경기가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역대 최대 실적 예상치에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수출산업의 최대 위협요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0.0%가 ‘글로벌 경기 부진’을 꼽았고,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공급망 애로’(26.7%), ‘원자재가격 상승’(13.3%)이 뒤를 이었다.
15대 수출 품목 중 하반기 수출 하락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Worst 3’ 품목은 컴퓨터,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순으로, IT 품목에 집중됐다.
우선 컴퓨터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투자 유보 또는 위축, 인플레이션으로 PC 등 전자기기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는 글로벌 수요 둔화에 재고 과잉이 겹쳐 가격 하락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통신기기는 지난해 코로나 호황의 기저효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전방수요 둔화, 애플 신제품 출시 등으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수출 증가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Best 3’ 품목은 자동차, 이차전지, 석유제품 순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는 상반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해소에 따른 수출 확대,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개선에 힘입어 수출 호조가 기대된다. 이차전지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확대 및 정책적 지원으로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석유제품은 고유가에 따른 제품가격 상승, 항공유 중심의 수요 회복으로 견조한 흐름이 예상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무역수지 적자가 내년 초까지 이어지고 환율도 1400원대로 뛸 것으로 전망되는 등 무역과 환율에 비상이 걸렸다”며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는 큰 위협인 만큼 기업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 세제지원 등 경영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The)공감뉴스 현예린 기자(hyseong12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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